만개한 벚꽃나무 밑을 지난다. 40∼50년 된 벚나무들이 길가에 빽빽이 서 있다. 새하얀 꽃송이들이 겹겹이 포개지고 얽혀 두덩을 이룬다. 옆집 창가에도, 골목길 담 언저리에도, 산비탈에도, 화개천 계곡에도 벚꽃은 고개를 내민다. 슬쩍 하얀 소복자락 스치는 소리에 돌아보면 아무것도 없다. 눈에 들어오는 것 모두가 분홍빛 꽃물이 든 것 같다. 봄의 살비듬 콧잔등에 내려앉아 속살로 다시 스며든다. 섬진강 시인 김용택은 “바람에 날리는 꽃 이파리를 보며 어찌 인생을, 사랑을, 노래하지 않고 견디겠는가.”라고 했다. 소설가 박완서 는 벚꽃이 피는 모습을 “봄의 정령이 돌파구를 만나 아우성을 치며 […]
영남과 호남이 어울린다는 화개장터에서 이어지는 십리벚꽃길을 따라 쌍계사를 찾아간다. 사찰은 지리산의 푸르름이 흘러내리는 불일계곡이 감싸고 있다. 일주문에서 대웅전으로 이어지는 사찰의 전경은 산세를 거스르지 않고 자연스럽게 앉은 모습이다. 신라 성덕왕 때 의상대사의 수제자인 삼법선사가 당나라 육조혜능의 머리를 모셔다가 계곡 깊숙한 장소에 봉안하고 옥천사라는 이름으로 사찰의 문을 열었다. 선덕여왕 때 당나라에서 김대렴이 들여온 차나무 씨앗을 주변에 심었고 이후 사찰을 중창한 진감선사가 차밭을 조성하여 우리나라 차 문화의 시초를 이루었다. 벚꽃으로 유명한 사찰이지만 수많은 문화재를 간직하는 이곳의 가치는 더욱 깊다. 일주문과 금강문을 지나 만나는 […]
화개장터에는 ‘화개장터’라고 쓰인 표지석과 화개장터의 유래 및 「화개장터」노래 가사를 적은 석조물, 역마상과 옛 보부상의 조형물이 있다. 또한 장터 내에 작은 공원이 있으며, 화개장터에서 일어난 3·1운동을 기념하는 화개장터 삼일운동 기념비도 서 있다. 매년 4월 초가 되면 화개장터에서 쌍계사까지 10리에 걸쳐 벚꽃이 만발하며, 화개장터 벚꽃 축제가 열려 민속놀이 체험과 녹차 시음회 등 여러가지 행사를 벌인다. 또 5월에는 하동 야생차 문화 축제 기간에 맞춰 화개장터 역마 예술제도 열린다. 이는 김동리의 소설 「역마」를 주제로 하는 예술제로서 마당극과 판소리 공연 등이 펼쳐진다. 화개장터는 이제 영호남의 […]
섬진강을 눈에 담는 드라마 촬영지 작가 박경리는 소설 《토지》로 한국 근현대사의 대서사시를 남겼다. 작가가 1969년부터 집필한 소설은 무려 26년에 걸쳐 완성되었다. 1897년 추석에 시작되어 1945년 광복까지의 시간을 이어가는 작품은 한반도를 벗어나 일본과 러시아를 넘나드는 지역을 배경으로 삼는다. 주인공 서희와 길상의 어린 시절의 배경이 되는 영남의 대지주 최참판댁은 섬진강이 감싸는 하동 평사리의 전형적인 농촌마을이다. 드라마의 촬영장으로 만들어진 최참판댁과 주변 마을은 2002년 완성되었다. 지리산 능선의 완만한 자락 위에 자리하는 마을은 섬진강 물줄기를 따라 넓은 평야를 앞마당 삼는 넉넉함이 아름다운 곳이다. 관광을 목적으로 […]
현재 칠불사에는 대웅전, 문수전, 운상원(雲上院), 설선당(說禪堂), 보설루(普說樓), 원음각(圓音閣), 선다원 등의 전각과 칠불사사적비, 초의선사다신탑비, 문수동자탑, 부도탑 등의 탑비 및 일주문, 영지, 요사채 등이 있다. 운상원은 ‘구름 위의 집’이라는 뜻으로 칠불사 골짜기가 구름 바다가 될 때 이 곳이 구름 위에 드러나므로 운상원이라 이름지었다 한다. 장유화상이 일곱 왕자를 공부시킨 곳이라고도 하고, 거문고 명인 옥보고가 이 곳에서 거문고를 연구했다는 전설도 있다. 설선당은 강설과 참선을 하는 곳이며, 보설루는 설법을 하는 누각이다. 원음각은 종루이다. 영지는 허황후와 일곱 왕자의 전설이 서린 연못이다. 칠불사는 대한조계종 제13교구로서 특히 아자방과 […]
‘제2회 섬진강 하동 먹점골 매화꽃축제’가 경남 하동읍 먹점골에서 17~18일 이틀 일정으로 열린다. 행사 주제는 ‘매화꽃 한아름 매화 향기 한가득’이다. 먹점골은 구재봉 중턱 해발 400m 산골에 이룬 마을로 현재 40여 가구가 모여 산다. 하동읍에서 평사리로 가는 국도 19호선 오른쪽 흥룡마을에서 먹점골까지 약 2km 구간에 홍매, 청매 3만 5천여 그루가 심겨 있다.